하와이를 가면서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앙꼬 빠진 찐빵'에 가깝다. 사방이 아름다운 바다이며 천혜의 환경인데, 그저 보기만 하다니! 바다에서 할 수 있는 여러 액티비티가 있지만 우리가 한 것은 스노클링이었다.
코시국 하와이 신혼여행 9박 11일
하와이 스노쿨링 초보 준비물
난 이전에 동남아 여행 시 스노클링/스노쿨링을 해 본 적은 있지만 모두 업체에서 준비를 해줬다. 투어의 일부분으로 스노클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업체를 껴서 하는 게 아니라, 비치파크에 가서 주차를 하고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모두 우리가 준비해야 했다.
하와이에서 스노쿨링을 한다면, 챙겨야 할 준비물을 적어본다. (초보 기준임)
1. 구명조끼 등 부력 기구
수영장과 바다는 다르다.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예측할 수 있으며 평탄한 수영장과 달리 바다에는 파도가 있고 그 바닥이 일정하지 않다. 모래, 바위, 산호 등이 있고 갑자기 키를 넘는 깊이가 될 수도 있고 내 의지와는 다르게 갑작스러운 파도로 저 멀리 떨어질 수도 있다. 막상 하와이 바다에 가면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조금 위축될 수도 있지만, 남들이 어떠하든 간에 내 안전이 우선이다. 바다 수영이 매우 익숙한 사람이 아닌 한, 구명조끼는 입으면 좋겠다.
더불어 스노쿨링을 할 때 내 몸이 자연스럽게 뜨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머리를 그냥 물속에 넣으면 되며 내가 몸에 힘을 잔뜩 주지 않는 한 자연스럽게 바다 위를 부유하게 된다. 구명조끼 외에 부력 누들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막상 현지에서 찾으려니 누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스노클링 초보자라면 월마트 등에서 구명조끼를 구입하여 사용하는 것 추천.
2. 래시가드 (남녀 상하의 모두)와 아쿠아슈즈
하와이여행에서 래시가드를 추천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1) 강한 햇빛 (화상 방지)
2) 산호와 바위로부터 보호 (상처 방지)
하와이의 햇빛은 정말 강하다. 예전에 미국 마이애미와 그 아래 지역을 여행할 때 친구가 선크림을 등에 바르는 것을 깜박하고 바다에서 놀았던 적이 있다. 즐겁게 놀 때만 해도 별로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친구는 그날 밤부터 새빨갛게 달아오른 등에 입은 썬번(Sunburn, 화상)에 한동안 고생했다. 해외의 햇빛은 그 강도가 한국과는 정말 다르다.
나와 남편은 온몸을 래시가드로 가리고 선크림도 열심히 수시로 덧발라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보니 래시가드와 아쿠아슈즈 사이의 발목과 발등 부분이 탔고 확연히 색깔이 달라졌더라. 하루종일 논 것도 아니고 2시간 남짓이 었을 텐데 정말 강한 햇빛이긴 하다.
더불어, 하와이의 스노쿨링 장소는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바위와 산호 바닥인 경우가 많다. 모래사장인 경우 모래가 물에 섞이며 시야가 확보되지 않고, 물고기들이 바위와 산호 사이를 오가는 경우가 많으니 그러한 듯했다. 자연 그대로의 곳이다 보니 이러한 바위는 날카롭고 미끄러우며 다리와 팔을 잘못 스치는 경우 피가 나기도 했다. 피를 보면 바닷물에 들어가서 놀기가 힘들어지고 상처가 생각보다 오래간다고 하니, 래시가드로 우리 몸을 보호하는 게 우선이다. 아쿠아슈즈도 비슷한 의미에서 필수다. 바닥이 날카로워서 아쿠아슈즈 없이는 따가워서 걸을 수 없거나 피를 보기 십상이다.
나는 래시가드 상하의가 모두 있었지만, 남편은 상의만 있었는데 이번 여행을 앞두고 래시가드 남성레깅스를 사줬다. 만원 남짓의 저렴한 제품이었는데 이번 여행 내내 잘 사용하고 돌아왔다. 아쿠아슈즈 또한 만원 대로 사서 잘 사용하고 돌아왔다.
3. 선크림 (현지구매)
하와이에서는 산호 보호를 위해 i) 선크림을 바르지 말고 커버 업하는 옷을 입거나 아니면 ii) 현지에서 판매하는 선크림을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선크림을 발라도 타지만 안 바른다면 더 큰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꼭 사서 바르자.
4. 스노클링 마스크, 숏핀 등
스노클링을 할 때 호흡이 뒷받침 되어야 물고기를 잘 볼 수 있다. 일반 수영할 때와는 달리 입으로 호흡을 내뱉는데 이럴 때 스노쿨링 마스크가 필수다. 스노쿨링 마스크 외에 숏핀/오리발도 선택에 따라 추가할 수 있다. 우리는 초보자인데 오리발은 오버 같아서 구매하지 않았는데 때때로 아쉬울 때가 있었다. 바다에서는 파도가 치기 때문에 우리가 발장구를 쳐도 앞으로 가는 속도가 느렸는데, 오리발을 낀 경우 비교적 쉽게 이동이 가능했다.
5. 비치타월, 수건
비치타월은 모래사장에 짐을 놓거나 잠시 쉴 때 바닥에 깔 용도이다. 더불어 물놀이를 모두 끝마쳤을 때 몸의 물기를 닦는 용도 기도 하다. 우리는 첫 스노클링을 갈 때 여러 가지 짐을 챙기다가 수건을 깜박해서 조금 난감했다. 햇빛에 있으면 대략 마른다고도 하지만, 완전히 마르진 않았기 때문.
6. (선택) 핸드폰 방수팩, 양산
물속에서 본 예쁜 물고기를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을 때 핸드폰 방수팩이 있으면 좋다. 더불어 귀중품을 모래사장에 방치해두기는 조금 애매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방수팩에 함께 넣어서 가져갔다. (예 - 차키)
그 외에 양산도 나름 유용했다. 현지인들은 파라솔을 사지만, 잠시 머무르는 여행객인 우리에게는 파라솔은 너무 큰 사치였다. 그늘이 없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때마다 잠깐씩 양산을 펴서 사용했는데 꽤 유용했다.
7. 기타 : 알아두어야 할 것
스노클링을 하고 나서 씻는 곳은 야외 샤워장이 전부다. 여기서 씻은 것은 다시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샴푸, 비누 등은 사용이 금지된다. 또 개방되어 여럿이 공용으로 쓰는 곳이기 때문에 구석구석 씻는다기보다는 모래와 바닷물을 조금 덜어내는 용도라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
만약 숙소가 가깝다면 스노클링 복장 그대로 복귀하여 숙소에서 씻는 것이 낫고, 그렇지 않다면 대충 씻어낸 후 탈의실 또는 그게 없다면 화장실에서 얼른 갈아입고 그냥 관광 다니는 것이다. 나도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는데 적응되니 괜찮았다.
또 스노클링은 짐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커다란 장바구니나 비닐봉지 등이 여분으로 있으면 좋다. 하와이 현지에서는 비닐봉지를 주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국에서 챙겨 오는 게 좋다. 나는 개업기념품 등으로 받은 조그만 접이식 장바구니를 가져온 게 2개 있었는데 스노클링 나갈 때마다 아주 유용하게 잘 썼다.
그리고 오후에는 파도가 강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스노클링은 오전에 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빅아일랜드 스노쿨링 명소 - 카할루우 비치 Kahalu'u Beach park
빅아일랜드에는 스노쿨링으로 유명한 곳이 있다. 예를 들어 투스탭 비치 등. 하지만 이 곳은 꽤 깊기 때문에 바다에서 스노쿨링을 처음 해 본다면 초심자가 가는 코스를 먼저 가는 게 좋다. 얕은 깊이 때문에 초보자 추천 코스지만, 스노쿨링 명소로 이름 나 있는 곳도 있다.
그러한 이유로 우리가 향한 곳은 코나 카할루우 비치. 코나코스트 리조트에서 차량으로 10분 내외 거리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걸어갈 거리는 아닌 것 같다. 스노쿨링 짐이 워낙 많아서 엄두가 나지 않기도 했다.
늦게 가면 주차 자리가 없다고 해서 서둘러 갔는데, 오전이라 자리가 좀 남아있었다. 주차와 입장 모두 무료인데, 작은 비치이기 때문에 처음 가면 좀 당황스러울 순 있다. 쭈뼛쭈뼛 구명조끼를 입고 스노쿨링 마스크를 챙기며 준비를 하고 있으니 한 할아버지가 다가왔다.
"카할루우 비치 처음 왔니?" (영어는 편의상 반말로 해석)
그렇다고 하니, 간단한 브리핑을 해주었다. 부표가 떠 있는 곳을 넘어가면 산호 보호를 위해 서있으면 안 되고 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오늘은 파도가 세다는 것, 선크림의 경우 허용된 것만 발라야 한다는 것 등.
나중에 보니 Volunteer라고 적혀 있는 조끼를 입고 있었다.
스노클링 마스크에 안티포그 액체도 뿌려주셨다.
할아버지의 안내를 받으니 더욱 용기가 나서 대충 짐을 잘 보이는 곳에 두고 물속으로 진입했다. 9월 말인데, 물은 적당히 시원했다. 입구에는 미끄러운 바위가 많아서 조심해야 했다.
멀리 갈 용기는 나지 않아서 부표가 표시된 곳 근방에서 놀았다. 그 근방부터 바다 깊이가 깊어졌다. 물 안에 고개를 박고 조금 놀고 있으면 부표에서 저 멀리 깊은 곳에 들어가 있었고, 다시 헤엄쳐 올 때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해서 약간 무서웠던 것도 있었다.
처음에는 물고기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점점 많은 물고기를 봤다. 남편 표현에 따르면 광어 만한 물고기도 있다고.
옐로 탱이라고 부르는 노란 물고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파도가 세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가 스노클링 초입새여서 그런지 다른 영상들만큼 맑은 시야는 아니었지만 말이다.
방수팩에 넣은 핸드폰으로 찍으려고 했는데, 스노쿨링 처음이다 보니 정신이 없어서 많은 사진을 남기진 못했다. 그래도 재미있었음! 파도가 강하기도 했고 첫 하와이 스노클링이라 긴장을 한 탓에 급격히 체력이 떨어져서 나는 오래 하진 못했다. 나중에 나오다가 다리에 힘이 빠져서 바위에서 넘어지기도 했음. (래시가드 레깅스 덕분에 많이 다치진 않았지만 약과 방수밴드를 유용하게 썼다.)
남편도 혼자서 하다가 곧이어 나왔는데, 정말 생전 처음 해본 사람인데도 너무 좋아해서 신기했다. 남편은 이때 너무 일찍 나온 게 아쉬웠는지 나중에 오아후 하나우마베이에 가서는 나 없이도 정말 오래도록 스노클링을 했다. ㅋㅋㅋ
비치에 앉아 잠시 쉬다가 씻으러 숙소인 코나코스트 리조트로 복귀했다. 수건을 깜박하고 가져가지 않은 탓에 그나마 가지고 온 핸드타올을 차량 시트에 깔고는 돌아옴. 숙소가 카할루우 비치랑 가까운 덕분에 재정비 잘하고 다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즐거웠던 하와이에서의 첫 스노클링 기억 -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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