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난임병원 선택은...
회사를 다니는 직장인이라 우선 걱정이 되었다. 아직 회사에 밝히고 싶지 않은데 난임병원에 다니면 휴가를 너무 많이 써야 하는 거 아닐까?
혹시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직장 또는 집과 가깝거나 동선이 좋고, 모닝진료를 하는 병원이 있다면 휴가 없이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다행히 난임병원 계에서 매우 유명한 대형 병원의 본점이 딱 위의 조건을 만족했다. 바로 마리아병원 신설동 본점이다.
<웨이팅>
서울역 차병원은 지옥의 대기를 자랑하는 반면, 마리아병원은 30~40분까지는 밀려본 적은 있지만 그런 일은 드물었고 대체로 20분 내외에서 기다렸다.
초진 예약도 그리 어렵지 않다. 한 달 넘게 기다려야 하는 곳도 있는 것 같던데 신설동 마리아는 가까운 날짜로 선택이 가능했다.
<진료시간>
진료도 아침 7시 30분부터 이루어져서 집에서 나와 병원을 들렀다 출근을 하기에 적합했다. 단, 모든 선생님이 그런 건 아니고 두어 분 정도만 아침 진료가 있다.
<거리>
난임병원은 정말 좋은 곳도 좋지만, 정말 자주 가야 하기 때문에 거리 또한 중요한 요소였다. 지하철 신설동역과 붙어 있어 병원 앞뒤로 움직이기가 좋았다. 이용해 본 적은 없고 크진 않지만 주차장도 있다.
참고로 생리, 배란이라는 특성상 내가 가능하거나 원하는 때에 병원을 가는 게 아니다. 날짜는 지정되고 하루 정도 변경은 가능해도 그 이상 조정은 어렵다. 이러한 점은 미처 모르고 가는 사람이 많다. 나를 포함해서 말이다.

2. 난임병원 첫 방문 후기
담당 선생님은 주창우 부원장님이 되었다. 아침 진료를 하면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잘 봐주시는 분을 원한다고 했더니 지정된 것인데 만족스러웠다. 남자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서 더 그랬다.
- 나팔관조영술, 나쁘지 않았다
몇 번 방문을 하며 나팔관조영술, 피검사 (AMH 검사) 등을 진행했다. 난임병원에 온다면 이 둘은 피해 갈 수는 없다. 나팔관조영술의 악명을 많이 들었는데 나는 생각보다 아프진 않았고, 성인이면 참을만한 수준이다 정도로만 기록해 뒀다.
다만, 그 차갑고 딱딱한 시술대 위에 올라가는 게 무섭긴 했다. 출산을 한다면 이런 불편한 자세와 진료는 익숙해져야 하는 걸까 하고 말이다.
나중에 보니 어떤 사람들은 하반신이 끊어지는 것과 같은 고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고 하더라. 다행히 첫 관문에서 그리 아프지 않아서 다음을 용기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 AMH 재검사
AMH 수치는 15점대로 지난번보단 낮아졌지만 어쨌든 다낭성이었고, 풍진 항체 및 B형 감염 항체 등 모두 보유하고 있어 문제없고, 비타민D 수치도 좋고 빈혈도 없었다.
특이사항 없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행이었다. AMH 수치도 지난번보단 나아진 게 훨씬 맘이 놓이기도 했고 말이다.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어차피 기준치를 넘어선 터라 오차가 있을 수 있다고 하셨고 수치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하셨다.
- 남성 정자 검사
정확하게 난임 치료를 위해서는 남편도 정자 검사를 할 필요가 있었다. 인위적인 방식의 검사를 꺼려하는 남편을 잘 달래서 검사를 하게 했다.
첫 번째 검사결과는 마냥 좋지는 않았다. 재검사를 받아서 시술 여부를 정하자고 했고, 다행히 두 번째 검사에서는 정상 범위가 나와서 자연임신 준비를 더 해보기로 했다.
3. 배란일 이용한 자연임신 시도
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생리 후 2주 뒤에도 배란할 준비를 전혀 하지 않는 배란장애가 있었다. 그 때문에 이어지는 자연임신 준비는 클로미펜을 매일 일정한 시간에 복용하여 난포를 자라게 하는 것이었다.
중간에 초음파를 통해 난포 성장을 확인했고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아 배란일을 병원에서 확인해 주었다. 임신가능성이 가장 높은 날을 알려주어 자연임신을 유도하는 것이다.
다행히 약발이 잘 받는 편이라 난포 성장은 선생님이 의도한 대로 되어서 문제가 없었다. 나중에 이어지는 시술에서도 약발 잘 받는다는 칭찬을 들었는데 그나마 내가 다낭성이 심한 편임에도 희망적인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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